다리를 절며 가던 한 남자가 뛰어가는 아이에 스쳐 힘없이 넘어지는 모습을 재복(김민준)이 멍하니 지켜본다. 급히 응급실로 가던 중아(이나영)에 부딪쳐 재복도 그 남자처럼 바닥에 힘없이 쓰러지고 만다. 재복은 자신의 다리를 생각하며 불안과 좌절 같은 감정 에 휩싸인다. 병원 복도에서 중아와 마주친 부자(이휘향)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초록색 목도리를 내밀고는 재복의 병실로 가버린다. 이를 지켜 보다 중아에게 다가선 성만은 맘속으로 아무도 몰래 난 정아양을 딸 삼았다며 그냥 좋은 순간만 기억하라고 한다. 딸을 달래듯 성만은 중아를 토닥인다. 재복이 불편한 다리를 끌고 병원에서 사라졌다. 핸드폰도 끊겼다. 중아는 부자의 집으로 달려가 보지만 거기에도 재복인 없다. 횡단 보도 앞에 목발을 짚고 선 재복, 길을 건너기 위해 두세걸음 옮기 다가 쓰러지고 길바닥을 기어서 횡단보도를 건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