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왕세자 왕원과 그의 유일한 벗인 왕린은 이승휴 선생을 방문했다가 그 제자인 소화를 만나게 된다. 칠 년 전, 세자의 신분을 속이고 궁 밖을 떠돌기 좋아했던 원과 그를 수행하던 린은 성죽재 참변을 목격했었다. 판대부시사 부인의 일행이 수상한 산적떼의 습격을 받아 대부분 목숨을 잃었던 사건이다. 원은 소화가 그 날 살아남은 몸종이었음을 기억해냈는데, 산은 원을 하찮은 왈짜 취급하며 홀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