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Seasons

Season 1

  • S01E01 이달의 소녀 X 주간시집 #1

    • June 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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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소녀 X 주간시집 #1 거리는 낮의 지평선으로 빛이 뿌려지는 이마 모든 색깔이 제 모습을 드러내도록 이어지는 순간의 바탕색 길 위에서 나는 뒤돌아서 너를 보고 보는 것은 깊이를 가질수록 겹겹이 두드러지는 두드리는 지금을 기다려왔다는 걸 느끼는 간격 바닥은 빛의 온도를 다 품지 못해 밝아지고 밝아지며 바스락거리고 너의 발걸음은 조금씩 숨겨둔 리듬을 풀고 빛의 색깔로 거리는 빛나고 빛나는 여름이고 여름의 빛 조금은 나의 빛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빛남 환한 머릿결의 너를 만지는 거리의 지금 여기의 모든 것이 배경이 되도록 기울어지는 긴 바탕색 여름의 빛 속에서 다가오는 너를 나는 아직 무어라 부를 수 없어서 미소는 점점 무어라 부르고 싶은 사람의 마음으로 펼쳐지고 펼치고 뒤로 손을 내밀면 가닿을 수 있을 것 같아 너는 안 그런지 몰라도 바탕색은 점점 예뻐지는 걸 따라오지 않는 시간들에 장난을 걸면서 점점. 너는 너의 걸음은 가까워지는데 아름다워지는 순간들은 순간으로 저물어 거리의 바탕색으로 멀어져 간다 빛은 그렇게 자기 자신으로 점점 하늘로 이어진다. 김학중 - '바탕색은 점점 예뻐진다'

  • S01E02 이달의 소녀 X 주간시집 #2

    • June 1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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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소녀 X 주간시집 #2 무릎을 베고 잠이 들었네 나의 꿈은 갈증이었네 입을 맞출 때마다 눈썹을 쓰다듬었네 흔들리는 숲은 네 눈썹 속에 숨어 있던 졸음이었는지 모르네 창틀엔 눈이 쌓이고 눈의 그림자는 내 얼굴을 덮고 내잠의 일과는 너를 무릎에 배김을 남기는 일 해가 지날수록 하나씩 늘어가는 물음들 일렁이는 질문 속에서 물러지는 주름들 내가 궁금한 건 무릎의 안부였네 창밖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낮을 닦아내고 있었네 네 입술 주름이 묻은 유리잔 뒤집어놓은 것들은 아무런 빛도 담지 못했네 창틈으로 새어들어와 살랑대는 이야기 바닥은 허공에 떠 있었네 읽지도 않은 죽음을 얘기하며 나는 손잡았네 뜨거워 흔들 수 없는 청혼이여 구부러져 팽팽하게 피어 있던 너의 무릎에 잠의 지도가 새겨지고 있었네 노래는 도무지 메아리치지 않았네 임경섭 - '노래는 메아리치지 않았네'

  • S01E03 이달의 소녀 X 주간시집 #3

    • June 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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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소녀 X 주간시집 #3 그때 우리는 자정이 지나서야 좁은 마당을 별들에게 비켜주었다 새벽의 하늘에는 다음 계절의 별들이 지나간다 별 밝은 날 너에게 건네던 말보다 별이 지는 날 나에게 빌어야 하는 말들이 더 오래빛난다 박준 - '지금은 우리가'

  • S01E04 이달의 소녀 X 주간시집 #4

    • July 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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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소녀 X 주간시집 #4 입안 가득 손톱이 차올라 뱉어내도 비워지지 않네 문을 긁다 빠진 손톱들 더러는 얼굴에 묻어 떨어지지 않네 숲은 수런수런 소문을 기르네 바람은 뼈마디를 건너 몸속에 신전을 짓고 바람에선 쇠맛이 나 어찌 오셨는지요 아흐레 아침 손금이 아파요 누가 여기다 슬픔을 슬어놓고 갔나요 내 혀가 말을 꾸미고 있어요 괜찮다 아가, 다시는 태어나지 말거라 서 있는 것들은 그림자를 기르네 사이를 껴안은 벽들이 우네 울음을 건너온 몸은 서늘하여 평안하네 바람이 부네 누가 내 이름을 부르네 몸을 벗었으니 옷을 지어야지 허은실 - '바람이 부네, 누가 이름을 부르네'

  • S01E05 이달의 소녀 X 주간시집 #5

    • July 2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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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소녀 X 주간시집 #5 시든, 시드는 오렌지를 먹는다 코끝을 찡 울리는 시든, 시드는 향기 그러나 두려워 마라 시든, 시드는 모든 것들이여 시들면서 내뿜는 마지막 사랑이여 켰던 불 끄고 가려는 안간힘이여 삶이란 언제나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때에도 남아 있는 법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나는 내 사랑의 이빨로 네 속에 남은 한 줌의 삶 흔쾌히 베어 먹는다 김상미 - '오렌지'

  • S01E06 이달의 소녀 X 주간시집 #6

    • August 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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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소녀 X 주간시집 #6 창밖의 세계는 궁금하지 않아 늘 혼자서 공깃돌을 손등에 올리는 아이 너희들에게 조금씩 웃음을 나누어주면 소켓에 손가락 집어넣은 아이들처럼 너희들은 빛나겠지만 어째서 나는 파괴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일까 길게 커터 날이 지나간 블라우스 압정박힌 맨발로 걸어갈 때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고 부드럽게 나를 꾸민다 너희들의 공놀이는 그칠 줄 모르고 호루라기 소리에 맞추어 열심히 제자리에 돌아가는 너희들 헛발질에 웃어대는 모양들이라니 너희들이 벗어놓고 나간 옷가지의 악취도 마찬가지 나는 좀더 부드럽게 나의 엉덩이를 쥐어본다 직립보행할 때마다 너희들을 유혹하듯 단단해지는 엉덩이 우스워 쉽게 달아오르고 쉽게 식어버리는 주제에 박상수 - '사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