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앓고 계신 노인네 투정 부리며 밥 잘 드실까. 기세 좋게 심통 부리며 이년, 저년 욕도 잘하실까. 엄마는 이제 자신이 없으면 끈 떨어진 갓처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구박이나 당하며 사실 할머니 생각에 주르륵 눈물이 흘렀다. 연수를 시집보내놓고 극성맞은 친정어머니 소리 들어가며 총각김치며 밑반찬이며 열심히 퍼다줄 생각에 마음이 설레기도 했고, 정수가 결혼하면 며느리 앞세워 시장에도 가고, 옷도 사주고, 같이 순대도 먹고 싶었는데, 손주가 생기면 보약도 지어 먹이고, 까꿍까꿍 어르다 품에 안고 낮잠이라도 한번 자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엄마로 할머니로 늙고 싶었는데. 엄마는 그저 내 새끼들의 뒷모슴을 아프게만 바라보고 있었다. 아버지가 그런 엄마의 어깨를 따스이 감싸 안고 새집으로 들어가는데..
Name | Type | Rol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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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Hee-Kyung | Wri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