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의 은심(나문희)은 60여 년 만에 고향을 찾았다. 상처 입고 도망치듯 떠나온 자신과 달리, 여전히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정다운 옛 친구들 금순 (김영옥)과 태호(박근형)와 얼마간 함께하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삶보다 죽음이 가까운 나이, 아프지 않은 곳 하나 없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잘 살았다 싶다. 은 나이 듦, 병듦, 돌봄, 존엄한 삶과 죽음이라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생의 마지막 질문에서 시작한다. 은심과 친구들 저마다 홀로 감당해 온 지난 세월이 있지만, 이들의 시선은 과거의 체증을 푸는 일보다 다가올 시간을 잘 받아들이는 데로 향한다. 끝까지 자존감을 잃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살고 싶은 꼿꼿한 이들의 소풍 길은 그렇게 시작된다. 극 중 인물들만큼 연륜이 쌓인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의 소탈하고 소박한 연기 앙상블을 보는 건 흐뭇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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